홀로 사는 사람들이 좀처럼 차리기 어려운 ‘거나한 밥상’은 어떤 상차림을 말하는 걸까? ‘푸짐하게 차린 상’이란 뜻으로 쓰였지만 ‘거나하다’의 사전적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.
‘거나하다’는 술 따위에 취한 기운이 몸에 돌기 시작하는 상태에 있다는 말로 ‘푸짐하다’란 뜻은 없다. “‘낮술에는 밤술에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’는 시구처럼 낮술은 한잔만 해도 거나하게 취하는 듯하다”와 같이 사용하는 게 바르다.
문제는 ‘거나하다’를 ‘푸짐하다’란 의미로 종종 사용한다는 데 있다. 이는 ‘거나하다’의 준말 때문에 생긴 혼란으로 보인다. ‘거나하다’가 줄어든 형태인 ‘건하다’는 “건하게 취한 얼굴”과 같이 술기운이 돌다는 의미로 쓰이지만, 이와는 별개로 ‘아주 넉넉하다’는 뜻도 있다. “점심을 거나하게 먹어 밥 생각이 없다”에서 ‘거나하게’는 ‘건하게’로 바루어야 한다.
‘건하다’와 비슷한 말로는 ‘거방지다’가 있다. ‘매우 푸지다’는 뜻으로 “한 상 거방지게 차려라”처럼 사용하지만 이 역시 비표준어인 ‘걸판지다’가 점점 세를 확산하는 추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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